[기억의 흔적 | 할머니의 눈물 | 알츠하이머에 걸린 할아버지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가족에 대한 이야기]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가족에 대한 이야기

기억의 흔적

할아버지는 늘 그림을 그리곤 했다

자신의 아트 스튜디오에서
캔버스와 붓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의 두뇌에 변화가 일어났다

과거의 선명한 기억들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것이었다
할머니는 처음엔 작은 일로 간과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점점 더 자주 자신의 펜을 어디에
두었는지, 아침에 뭐를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할머니의 얼굴을 보고도 "누구세요?" 라고 물었다

할머니는 충격을 받았다

수십 년을 함께한 사람이 자신을 모른다니
그러나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진 앨범을 꺼내 할아버지에게
과거의 사진들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이건 우리 결혼식이에요,

이건 우리 아들의 졸업식이에요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그의 아트 스튜디오는 빈 채로 남았다

할머니는 그림을 그리도록 격려했지만,
할아버지는 붓을 들지 않았다

그는 스튜디오에서 뭘 해야 할지,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자신의 스튜디오로 걸어갔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그린 과거의 작품들을 보았다

갑자기 할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는 잠시 동안 자신의 아내와 아들,
그리고 그림에 담긴 추억들을 기억했다

그 눈물을 닦고, 할아버지는 붓을 들었다

그는 뭔가를 그리려 했지만, 선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색을 어떻게 혼합해야 할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렸다

결과물은 엉망이었지만,
그는 그림을 완성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작품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림은 엉망이었지만, 그 안에는
할아버지의 마음과 기억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할머니는 그림을 아주 소중한 위치에 걸어두고,
"이게 당신의 마음이에요

이게 우리의 추억이에요,"라며 속삭였다

사라진 기억 속의 미소

이후 할아버지는
자신의 삶에 대해 이해하려 애썼다

그는 정말로 귀한 것을
잊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끔씩 어떤 순간에 잠깐
과거의 일부를 기억할 때마다,
할아버지는
그 소중한 순간들을 지키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그림은
단순한 풍경이나 물체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 사랑을 얼마나 많이 돌려줬는지를 그렸다

그림 속에서 그는 자신의 아내, 자녀들,
그리고 그의 친구들을 발견했다

그는 그들과 함께 보낸 시간,
그리고 그들에게 느낀 감정을 그림 속에 담았다

그림들은 완성될수록 그의 방을 채워갔다

그의 가족들은 그의 작품을 보고
그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순간들을 함께 공유했다

그들은 그의 그림 속에서
그의 사랑과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아내를 그릴 때
그녀의 미소를 떠올리지 못했다

그는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의 아내는 그를 안고 위로해주었다

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의 기억 속에서 자신의 미소를 찾아주었다

그 날 이후로 그는
그의 아내의 미소를 그림 속에 담아두기로 했다

그는 그의 아내와
함께 지낸 순간들을 다시 그렸다

그는 그의 아내와 함께 보낸 모든 순간들을
그의 기억 속에서 찾아내고 그림으로 그렸다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그림을 통해 할아버지와 함께한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며 할아버지의 사랑을 느꼈다

이후, 할아버지의 작품들은
그의 가족들에게 그의 기억과 사랑을 전해주었다